몸은 바쁘지만 정신은 한가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정신줄 놓고 있다는 말이다. 대구 다녀온 이후로 그런 것 같다. 생각이 많아서 몸이 안 움직이는 것보다 낫다만.
사무실을 나와 대학로에 갔다. 272번 버스를 탔다. 창경궁 안에 있는 나무의 초록빛이 예뻤다. 투명한 연두색잎, 작고 진한 녹색잎, 이제 막 싹이 돋아나는 새싹. 그 색이 어쩜 그리도 다른지. 미술시간에 나무를 그릴 때 난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눈으로 보는 나무와 산의 색은 미묘하게 다른 초록계열의 색들이 섞여있는데, 주어진 물감은 연두나 초록뿐. 다른 색을 섞어서 다양한 색을 만드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의 그림실력을 탓하며 산 그리기를 어려워했었다.
새싹이 돋은 나무들을 지나자 가지치기를 해서 민둥해진 가로수들이 나타났다. 잎은 없고 끝이 전기톱으로 잘라져서 뭉퉁한 굵은 나뭇가지들만 대여섯개 있는 가로수들. 지금은 무뚝뚝해보이지만 거기에 잎이 돋아난다면, 시멘트 바닥에 돋아나는 잡초를 보는 느낌이 들것 같았다. 그 민둥한 나무들 위에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새둥지가 있었다. 한 두개가 아니라 꽤 많은 가로수에 둥지가 있었다. 가지나 잎이 무성하지 않으니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다들 열심히 집을 지은듯. 튼튼해보였다.
그렇게 나무와 둥지 구경하다가 대학로에 못 내리고 한 정거장 더 가서 한성대입구에 내렸다. 겨우 시간을 맞춰 극장에 도착했다. 본 영화는 [공기인형]. 알고 싶지 않은 감정 하나를 확인했다.
꽤 오랫동안 방청소를 안했더니 눈 앞에 벌레가 기어다닌다. 방이 참 더럽다. 빨래만 널고 자야겠다.
사무실을 나와 대학로에 갔다. 272번 버스를 탔다. 창경궁 안에 있는 나무의 초록빛이 예뻤다. 투명한 연두색잎, 작고 진한 녹색잎, 이제 막 싹이 돋아나는 새싹. 그 색이 어쩜 그리도 다른지. 미술시간에 나무를 그릴 때 난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눈으로 보는 나무와 산의 색은 미묘하게 다른 초록계열의 색들이 섞여있는데, 주어진 물감은 연두나 초록뿐. 다른 색을 섞어서 다양한 색을 만드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의 그림실력을 탓하며 산 그리기를 어려워했었다.
새싹이 돋은 나무들을 지나자 가지치기를 해서 민둥해진 가로수들이 나타났다. 잎은 없고 끝이 전기톱으로 잘라져서 뭉퉁한 굵은 나뭇가지들만 대여섯개 있는 가로수들. 지금은 무뚝뚝해보이지만 거기에 잎이 돋아난다면, 시멘트 바닥에 돋아나는 잡초를 보는 느낌이 들것 같았다. 그 민둥한 나무들 위에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새둥지가 있었다. 한 두개가 아니라 꽤 많은 가로수에 둥지가 있었다. 가지나 잎이 무성하지 않으니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다들 열심히 집을 지은듯. 튼튼해보였다.
그렇게 나무와 둥지 구경하다가 대학로에 못 내리고 한 정거장 더 가서 한성대입구에 내렸다. 겨우 시간을 맞춰 극장에 도착했다. 본 영화는 [공기인형]. 알고 싶지 않은 감정 하나를 확인했다.
꽤 오랫동안 방청소를 안했더니 눈 앞에 벌레가 기어다닌다. 방이 참 더럽다. 빨래만 널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