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에 해당되는 글 115건

  1. 2015.12.09 싹뚝싹뚝
  2. 2015.12.04 버림
  3. 2015.11.25 새 의자

싹뚝싹뚝

2015. 12. 9. 00:26 from 그래서 오늘

배배 꼬인 마음을 풀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일주일 동안 널려있던 빨래를 걷어 개고, 밀린 설거지를 하고, 세수도 하였다. 언니가 준 전기포트를 꺼내 물을 끓이고 말린 우엉 서너조각 띄웠다. 수면 양말로 발을 감싸니 조금 제정신이 돌아왔다. 아직 감정에 휩싸인채로 앉아있지만, 따뜻한 차를 다 마실 때쯤이면, 키보드에서 손을 뗄 때쯤이면 나아지리란 걸 알고 있다. 직면하는 것이 어렵다. 글로 쓰는 것은 마음을 정면으로 보는 일이다. 한참을 누워 뒤척인 것은, 허락하지 않은 짜증이 솟구쳐오르는 것은 내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짜증이 나는 지도 모른다. 정확히 모른다. 이것 때문인가. 이것 때문이가. 생각나는 일을 모두 떠올려본다. 그러면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저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니 이런 나도 마음에 들지 않고 저런 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것도 원하고 저것도 원하는 욕심. 파고 들어가보면 결국은 나의 태도 때문이다. 깊은 한숨. 적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들을 싹뚝싹뚝 잘라버려야겠다. 

Posted by cox4 :

버림

2015. 12. 4. 13:18 from 그래서 오늘

4시 기차를 타고 대구에 가야 하는데 조용한 방이 좋아 계속 머물고 있다. 햇빛이 방바닥에 일렁이고 책상 모퉁이에 일렁인다. 혼자 있는 시간과 가만히 있는 시간은 다르다. 가만히 있는 게 오랜만인 것 같다. 고장난 가습기를 고쳐쓰려고 했는데 고치기 어려울 것 같다. 스탠드도 고장 났는데. 조금만 고치면 쓸 수 있는데 고장난 건 버리고 새 물건을 사는 게 당연한 게 되어버렸다. 비염으로 고장난 코도 버리고 싶지만, 내가 맞춰살고 있다. 사람은 어떨까.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어디까지 이해받을 수 있을까. 

Posted by cox4 :

새 의자

2015. 11. 25. 00:15 from 그래서 오늘

드디어 의자를 샀다. 이사를 오면서 책상은 샀지만, 마음에 드는 의자가 없어서 스툴로 연명하고 있었다. 스툴은 불편해서 20분 이상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오래 전부터 가던 빈티지 가구가 있는 카페에 갔다가 아주 무난하고 시세에 비해 가격도 적당한 의자를 만났다. 나의 경제적 상황을 따지면 무지 비싸지만, 의자가 주는 만족에 비하면 적당한 가격이라는. 그 의자가 오늘 배달이 왔다. 몸체가 튼튼하고 좌판이 넓다. 여기에 앉아 조근조근한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 담아둔 생각들을 잘 풀어내고 싶다.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