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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맛보자

2011. 12. 21. 03:01 from 그래서 오늘
모두 이렇게 외로워서야, 이렇게 쓸쓸해서야 살 수 있겠습니까?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마침 겨울이니, 따뜻한 물이 주는 그 평온함을 맛보시길 권합니다. 따뜻한 물에 깊은 맛을 풍기는 차를 넣고 두 손으로 컵을 감싸고, 손으로 몸으로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뜻함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추우니까 겨울입니다. 겨울이어서 따뜻함도 맛볼 수 있고요. 누구에게 하는 말? 오늘은 외롭지 않지만 언제 외로워질 지 모르는 나를 위해 해두는 말, 그리고 술취해 전화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말.
Posted by cox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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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10. 02:40 from 그래서 오늘

어제 새벽 늦게 잠들었다가 오늘 11시 정도에 일어나서 또 공부방 사업계획서 작성, 3시 좀 넘어서 대강 마무리해서 넘겼다. 오늘이 마감이라 허겁지겁. 요즘 하고 있는 일들이 몰려서 마감에 쫓겨한 것도 있고, 이 일을 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적기도 했다. 또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듣고 싶은 음악이 많아지고 생전 안 보던 책들도 막 재밌게 느껴지는 이상한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된 탓이기도 하다. 쉬면서 간간이 듣는 음악이 주는 편안함.

오분만 더 오분만 더 하면서 30여분을 침대에 누워있다가 공부방 교육이 있어서 일어났다. 오늘은 지역 공동체 라디오에 출연해서 그동안 교육했던 걸 소개했다. 나는 마이크도 없어서 인사만 하고 사진만 찍다가 왔다. 애들이 떨면서도 말도 잘하고 재밌어하더라.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집으로 왔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찔끔찔끔 일하다가 영문도 모르게 짜증 폭발할까봐. 

집으로 오는 길에 버스를 잘 못 타서 한참 걸었다. 날씨는 엄청 추운데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서 아이폰으로 검색해봤는데 우리동네에는 없었다. 귤이랑 플레인요구르트 사서 집에 와서 마구 먹었다. 그리곤 '빠담빠담'을 보았다. 그런 눈빛은 어떻게 가지게 된 것일까? 

엉망인 방을 청소하고 잘까 그냥 잘까 고민하다가 노트북을 열었다. 우연히 친구들의 예전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 26살 나의 일상을 보았다. 지금과 별 다르지 않은데 벌써 4년이 지났다. 그 때처럼 시시껄렁한 일상을 마구 적어보고 싶었다. 4년 뒤에 내가 또 볼 수 있을테니. 수정도 없이 적는 글. 죽음이 점점 일상 가까이에 오는 것 같다. 나도 블로그 이사를 한 번 해볼까. (중간생략) 그렇지만 게으르고 보수적이니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 
Posted by cox4 :

재생불가능

2011. 10. 31. 14:17 from 그래서 오늘


바스락 거리는 작업실 화분을 정리했다. 개청춘 첫 시사회하던 날, 희망청 친구들이 준 화분이니까 3년 동안 살아있었던 식물이다. 간간이 물만 줘도 잘 살아있어서 화분킬러인 나도 기를 수 있었는데, 이번 여름에서 가을 사이 정신줄 놓고 있는 사이 운명하셨다. 뽑아보니 뿌리가 화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바스락 거리는 잎을 만지며 '끝'을 느꼈다.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종류의 일이 있는 것이다.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