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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3. 01:08 from 다이어리
인터넷을 하고 컴퓨터를 꺼놨다가 다시 켰다. 일기장에 일기를 쓰고, 엽서를 써도, 뭔가 더 쓰고 싶은 마음, 써제끼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 그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라기보다는 토해내듯 지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걸 꾹꾹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포스팅?

언니에게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지난 번 대구에 갔을 때 이후 처음 온 가족의 전화다. 물론 나도 안했던 것 같다. 출산예정일을 5일 앞둔 언니는 혼자 놀이터를 걷고 있다고 했다. 뱃속에 있는 아기가 일주일만에 0.5kg이 늘어서 아이를 쉽게 낳기 위해 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먹는 걸 좀 줄이라고 하니까 배가 고프다고 했다. 혼자서 해맑게 웃으면서 밤늦은 시간에 놀이터를 돌고 있을 언니를 생각하니 과연 언니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자신도 반신반의하면서 내가 가을에 결혼하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왔다. 둘 다 반신반의하는 엄마가 웃기다며 한참 웃었다.

며칠 전 촬영하면서 가족에 대해서, 특히 어릴 때 부모님의 영향에 대해서 지민이와 이야기를 했었다. 그건 내가 늘 생각하는 주제이다. 머릿속으로 자주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것이라서 항상 이야기하다가 이렇게 묻는다. 이거 내가 이야기했었나, 하고. 그만큼 많이 생각해보는데, 그래서인지 사실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닌데 과도하게 의미부여하고 트라우마를 만들고 상처를 덧내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 경우 가끔은 그런 이야기가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엄살이다. 사실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자란 편이면서 왜 우울했다고 몰아가는 것일까? 엄살이다.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털어놓는 척하면서 부리는 엄살. 한데, 가끔은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믿을만한 사람들이니. 이러면서 합리화.

라(디오)천(국)에서 연애못하는 사람의 고통을 소개하고 공감을 통해 위안을 받는 코너였던 '낭만다방'이 리뉴얼되어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코너가 만들어졌다. 그런대로 재미있긴한데,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지 못해서 아쉽다.

이제 완전 사무실형 인간으로 바뀌어서인지, 사무실에서만 일을 할 수 있다. 방에 들어오면 소설이나 잡지, 에세이만 읽힌다. 노래만 들리고. 그래서 다행이다.

요즘 시간이 나면 촬영한 것을 녹취하는 중인데, 녹취를 꽤 좋아하는 편인것 같다.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볼수도 있고 촬영을 검토해보기도 하고. 1시간짜리 테이프를 녹취하는데 3시간은 걸리는 것 같지만. 무엇보다 단순노동에 가까워서 좋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촬영한 것을 보는 것은 그다지 즐겁지는 않다. 왜냐면 촬영할 당시의 느낌을 모르기 때문에 그 화면 속으로 빠져들기 힘든 탓이다. 하지만 좋은 촬영본이라면 또 재밌다. 기술이 엄청 발달해서 머릿속에 타임라인이 있고 생각하는대로 클립들이 움직여서 이리저리 편집해볼 수 있다면...좋을까? 그나마 손을 움직이는 것이라도 해야, 머리도 잘 돌아갈 것 같기도 하다. (띄어쓰기를 모르겠다.)

발에 쥐가 났다. 배도 좀 고파지는 것 같고. 다큐멘터리 공부를 하고 싶다. 영어, 일어, 불어 공부도 하고 싶다. 잠은 충분하다. 요즘. 그리고 자전거!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