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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8 얼마나 예쁜지 2
  2. 2010.09.08 자꾸 윙크하게 되는 계절 5
  3. 2010.08.30 맛있는 모닝커피 2
서울이 쌀쌀맞아졌다. 콧속은 가뭄에 갈라지는 논과 홍수로 넘치는 강을 오가고 있지만, 따뜻함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 반갑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로 양쪽 길 중 그늘 진 쪽을 택해서 걸었는데, 오늘은 그늘이 없는 쪽을 택했다. 햇볕이 등짝을 데운다. 반팔 원피스를 입어 닭살이 오소소 돋아있던 여자의 팔도, 햇볕을 받자 매끈해졌다. 친구에게 주려고 산 원두냄새가 가방에서 솔솔 풍겨나온다. 그 냄새와 친구에게 줄 선물을 산 나 자신에게 감동했다.

사무실로 오기 위해 인사동을 지나다가 작은 꽃집 앞에 멈췄다. 꽃집을 지날 때마나 초록 식물이 자라는 화분을 사고 싶지만, 정신 차려보면 죽어있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늘 참았다. 하지만 오늘은 날도 좋고, 기분도 괜찮아서 꽃집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는 꽃이 있었다. 코팅 플라워라는 꽃인데, 꽃도 잎도 코팅한 것처럼 매끈하다. 잎은 소나무처럼 뾰족뾰족하다. 나는 사람이든, 글이든, 꽃이든, 과일이든 단단한 것이 좋다. 흐물흐물한 것보다. 언젠가는 흐물흐물한 것도 좋아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단단한 것이 좋다. 마음에 쏙 드는 꽃은 외국에서 수입한 거라 비싸다. 한 가지에 무려 5천원. 아름다움의 값이라고 생각하고 샀다. 다행히 한 가지를 덤으로 주셨다. 한 가지는 커피와 함께 친구에게 줄 선물로 남기고, 한 가지를 잘라, 투명한 테이크 아웃 커피잔에 담았다.

이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마음에 쏙 드는지! (보여주고 싶은데 디카가 안 보인다.)
Posted by cox4 :
8월 내내 전국을 떠돌았다. 휴가와 촬영과 교육으로 대구, 부산, 백령도, 진해 등. 그렇게 지내다 정신을 차리니 벌써 9월 7일이다. 그저께부터 코가 맹맹해지더니 재채기 연발. 어딜가도 휴지를 챙겨야 하는 환절기가 되었다. 고질적인 비염인데, 추석을 기점으로 가장 심해진다. 재채기를 심하게 하면 눈도 빨개지고 이물질이 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눈을 비비거나 자주 깜박이게 되는데, 버스에서 눈을 계속 깜박이면 맞은 편에 있는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윙크하는 줄 알고... 코와 눈이 은근히 예민한 나이다.

오늘 새벽, 추워서 일어나보니 린넨 소재인 여름이불을 버리고, 깔고 자는 이불을 덮고 있더라. 개어놓은 겨울 이불을 꺼내 덮고 다시 자는데, '그래 이 맛이야' 하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약간 쌀쌀한 공기, 포근한 이불. 달콤한 잠을 자는데 최고다. 대신 건조해졌으니까 오늘부터 가습기 가동해야겠다.

비염이 심하면 코감기 걸린 것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몸 안에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지 몸이 뜨겁다. 그래서 답답하다. 또 좀 몽롱하다. 이럴 땐 고구마 먹으면서 만화책 보는 게 좋은데, 고구마만 먹었다. 비염에 좋은 게 뭐가 있을까. 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코로 숨 쉴 수 있게만 해준다면 열심히 할텐데.

환절기와 비염 덕분에 뜨거워진 몸과 몽롱해진 기분이 생겼으니 이참에 좀 실없이 웃어봐야겠다. 째려보던 눈은 버리고 윙크하는 눈으로...!








Posted by cox4 :
2박3일 동안 백령도에서 미디어교육을 하고 어제 돌아왔다. 배를 5시간 정도 탔는데 그게 은근히 힘들었다. 일찍 잤더니 오늘 일찍 일어났다. 그래봐야 8시 반이지만. 일어나서 밥 먹고 씻고 머리 말리고 (30분은 말려야 함) 지난 주 사온 원두를 갈아서 내린 커피를 마셨다. 맛있는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분명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여기에 마음이 고요한 기도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좋겠지만.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