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종일 하는 수업이 있는 주다. 이번 주만 지나면 늦은 휴가를 간다는 게 자꾸 떠오른다. 휴가 전에 마무리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벌써 휴가 모드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세 개에 5천원 하던 단단 복숭아 하나 깎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었다. 내 마음 속 2순위 팀인 한화 경기 보려고 중계를 틀었다. 해설하는 아저씨들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진다. 고등학교 다닐 때 토요일 집에 일찍 오면 야구 중계 보다가 낮잠 자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잠이 왔다. 지금 자면 밤에 못 자는데 하면서 30분 후 알람을 맞춰놓았지만 세 시간 후에 일어났다. 오늘까지 마감인 원고가 있는데 하면서 양파를 볶고 만두를 찌고 두부를 썰어 밥을 해먹었다. 이제 일어나서 마감해야 하는데 하면서 유투브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들었다. 이제 진짜 써야지 하면서 일어나 화분이 잘 자라고 있는지 보다가 괜히 시집도 읽어보다가 야구공도 만져보다가 손장난도 하다가. 벌써 휴가 온 게 아닌데 하면서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새로운 소식도 없는 페북을 들여다보다가 블로그 열어 몇 자라도 적어본다. 쓰다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릴 다음 주가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