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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25 그건
  2. 2015.08.24 마음은 이미 휴가
  3. 2015.08.08 풍요

그건

2015. 8. 25. 18:25 from 그래서 오늘

9시간 푹 자서 저절로 눈이 떠졌는데도 억지로 다시 잠을 청하는 건 의욕이 없기 때문일까? 

세 끼 연속으로 만두를 쪄 먹는 건 의욕이 없기 때문일까? 

카페에서 눈빛을 반짝이며 회의를 하는 이들이 아득히 멀어보이는 건 의욕이 없기 때문일까? 


글쎄...


턱을 괴고 한참 생각해보니 그건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라고 나 자신을 몰아부치고 싶진 않다. 그런 건 많이 해봤으니까. 이제는 마음 속에 흩어져있는 용기가 뭉쳐져 서서히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주고 싶다. 떠오르지 못한다해도 다그치지 않고 가만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는 지금부터 만들어야겠다. 





Posted by cox4 :

마음은 이미 휴가

2015. 8. 24. 01:13 from 그래서 오늘

일주일 동안 종일 하는 수업이 있는 주다. 이번 주만 지나면 늦은 휴가를 간다는 게 자꾸 떠오른다. 휴가 전에 마무리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벌써 휴가 모드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세 개에 5천원 하던 단단 복숭아 하나 깎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었다. 내 마음 속 2순위 팀인 한화 경기 보려고 중계를 틀었다. 해설하는 아저씨들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진다. 고등학교 다닐 때 토요일 집에 일찍 오면 야구 중계 보다가 낮잠 자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잠이 왔다. 지금 자면 밤에 못 자는데 하면서 30분 후 알람을 맞춰놓았지만 세 시간 후에 일어났다. 오늘까지 마감인 원고가 있는데 하면서 양파를 볶고 만두를 찌고 두부를 썰어 밥을 해먹었다. 이제 일어나서 마감해야 하는데 하면서 유투브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들었다. 이제 진짜 써야지 하면서 일어나 화분이 잘 자라고 있는지 보다가 괜히 시집도 읽어보다가 야구공도 만져보다가 손장난도 하다가. 벌써 휴가 온 게 아닌데 하면서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새로운 소식도 없는 페북을 들여다보다가 블로그 열어 몇 자라도 적어본다. 쓰다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릴 다음 주가 더 기대된다. 


Posted by cox4 :

풍요

2015. 8. 8. 16:29 from 보고 듣다

뭔가 막혔다고 느껴질 때 찾는 파커J.파머의 책들.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보다 읽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한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읽어도 늘 새롭다. 해야 할 일들이 밀려있지만 커피 한 잔 내려서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의 마지막 챕터를 읽었다. 복잡했던 머리에 바람이 불고, 조급했던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인간 세상에서 풍요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풍요는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려는 의식을 가지고, 공동으로 저장한 것을 자축하고 함께 나눌 때 찾아온다. 돈, 사랑, 권력, 어휘, 부족한 자원이 무엇이든 그것이 주어질 것이라고 믿고 서로 돌려 쓰면 그 자원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진짜 인생의 법칙이다. 진정한 풍요는 든든하게 쌓아놓은 음식이나 현금, 권력, 애정에 있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공동체 안에 속해 있을 때 찾아 온다. P. 192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