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을 하고 있다. 지난 주에 나온 구성안으로 한 컷, 한 컷 붙이고 있다. 그동안 기획하고 촬영했던 걸 하나씩 붙여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 문득 아득해질 때가 있다. 이 영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한 컷, 한 컷이 성실하게 붙어 한 씬이 되었다가 한 시퀀스가 되고 있다. 붙이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심심하고 밋밋한 느낌이 많다. 출연하는 사람들이 자극적이기보다는 심심한 매력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촬영한 것도 깔깔 재미있다기보다는 오랫동안 지켜보면 빠져드는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 심심하고 밋밋한 것들에 리듬을 넣어 매력 포텐을 터뜨릴 수 있을까. 아니 우리가 느끼는 매력이라도 전달할 수 있을까. a를 찍고 a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a를 보면 a',a-1,aaa 나아가 b,m,x,r,가,A,* 등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아직은 정직하게 편집하고 있다.


정직하기도 어렵다.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