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

2014. 8. 19. 01:48 from 그래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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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300개의 파일을 다시 변환하고 있다.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이라고 하며 넘어가려고 했는데, 밤새 뒤척였다. 긴장해서 힘주고 잤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턱이 얼얼하다. 서둘러 씼고 작업실 가서 파일들 무사히 변환이 되었는지 확인하다가, [의자가 되는 법]에 출연하셨던 형욱씨를 만나 맛있는 쌀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 인터뷰 하면서 따뜻한 차 한 잔, 버스 타고 이동해서 영화 상영회 전에 숨 돌릴 곳이 필요해서 치즈케잌과 아메리카노 한 잔, 부산에서 온 친구와 용인에서 온 룸메 언니와 매운 무교동 낙지 먹고 비오는 거리 카페에서 블루베리는 보이지 않는 블루베리 스무디 한 잔, 그리고 영화 대담회 마치고 뒤풀이 하면서 맥주 두 잔. 오늘 많이도 마셨다. 많이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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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을 변환하고 확인하고 옮기고 다시 링크 시키고 하는 작업, 아주 정직한 노동이다. 꼼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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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온 연락은 남은 돈 다 빼간다는 출금 알람. 목공 배우러 가는 날이라 몇 시간 못 자고 졸린 눈 비비며 나갔다. 엘리베이터가 층층마다 섰다. 같이 타고 있던 아줌마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두 개 다 눌러 있었나 보다하며, 조금 늦게 태어났다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다. 한 시간쯤 늦게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일단 한 시간만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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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똥. 입금 알람이다. 돈 들어올 곳이 없는데. 친구 이름이다. 뭔가 부탁하려나 기다리는데 작업비에 보태쓰라고 친구들이 입금한 거란다. 고마워. 그 짧은 인삿말 전하기도 전에 카드회사와 통신사에서 일부를 빼 갔다. 그러면 좋지뭐 한다. 처음엔 도움 받는 것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는데, 잠시 생각하다 고맙게 알차게 잘 쓰기로 했다. 그래야 나중에 갚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모두 마음이 어려운 시절이지만, 이런 일들로 버티게 되나보다. 


시선을 밖으로 두면 서러운 일만 눈에 보인다는 핑계로 내 안에 갇혀있지 말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직도 모르겠다. '문득 잘못살고 있다는 불안'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