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어졌다. 몇 시간동안 여기 저기에 서류를 내고 돌아다녔다. 아침엔 수영을 했다. 생리 때문에오랜만에 갔더니 왜 또 빠졌냐며 핀잔을 주신다. 이번 달엔 감기 때문에 못 가고 집에 다녀와서 못 가고 작업 때문에 못가고 했더니 겨우 네 번 갔나보다. 다음 달엔 매일 반을 끊었는데 다섯 번 정도만 빠져야겠다. 마지막 달이니 평형까진 마스터해야겠다. 왜 블로그에 글쓰고 싶어졌는지 알았다. 조금 전에 싱클레어라는 잡지를 보면서 깔깔 거렸기 때문이다. 타인의 담담한 일상이 나에게 유쾌한 웃음을 줬다. 자기는 다 봤다며 아는 친구가 주었다. 야금 야금 읽고 있다.
다음 달엔 이사를 간다. 이사 가면 뭐하지 하면서 버스타고 오는 길에 생각해봤다. 몇 개의 작업이 떠올랐다. 시간이나 여유 없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작업 몇 개를 하면 될 것 같다. 마음이 옹졸해질 때마다 트위터에서 사유리씨 트윗을 죽 읽어보는데, 그 중에 '인생이 잘 되라고 나에게 시련을 준다' 이런 글이 있었다.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종종 떠올린다. 요즘은 인생이 포기하지 말라고 나에게 달콤한 것들을 하나씩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장 중요한 것 두 개 빼고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조금만 더 버티라는 신호인 것 같다. 자꾸만 처지는 마음인데, 순서를 바꿔가듯 친구들에게 연락이 온다. 행복이란 뭘까. 인생인란 뭘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이 나를 잡아준다.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나를 찾은 것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