휩쓸려

2013. 7. 10. 00:54 from 그래서 오늘

휩쓸려 다닌 적이 있었던가. 창신동에서 중고등학생들과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 사업비 카드로 기네스 맥주 한 잔 마시고 작업실에 들렀다. 내일 촬영을 위해 메모리 카드를 챙기고 나니, 내가 휩쓸려 다닌 적이 있었던가.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 구성안 회의를 하면서 지금 구성안이 처해있는 위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내가 보기에도 위험했고, 나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생각했던 그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으나 모르고도 싶기도 하다. 나도 휩쓸려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말하는 기억 하나 정도 있어도 되지 않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네스 한 잔 마시고도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하는 나이니, 그건 그른 일인 것 같다. 허나 나도 휩쓸려 다니는 기억이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게 이번 작업은 아니다. 그저 작고 소소한 일상의 범주에서 일어나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이미 휩쓸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잠이 부족하니 몽롱하다. 맥주 때문인가.


Posted by cox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