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 중 하루는 하루 종일 카페와 숙소, 바닷가에서 멍 때리거나 만화책을 보았다. 그렇게 며칠 보내고 나니 정말 오랜만에 심심하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몸 안에 있던 독소가 빠져나간 느낌. 제주도에 가는 비행기와 버스에서 친구와는 밀린 수다를 다 떨고 나니 더 할 이야기도 없었다. 그저 걷다가 앉고 자다가 일어나 먹는 그런 단순함이 나에게 얼마나 필요했는지 알 수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묵혀두었던 옷가지와 책들을 정리하였다. 여행 마지막 날 게스트 하우스로 가는 길에 있던 산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산이 멋있다. 친구가 찍어준 사진도 마음에 든다. 여행이 돌려준 감각을 놓치고 싶지 않다. 징징 거리지 않고 한 걸음씩 걷고 싶다. 그럴 것이다.(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