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상영이 있어서 광주에 간 김에 해남에 들렀다. 여행을 가는 부런함이 없어서 늘 친구들 갈 때 껴서 갔는데 이제 혼자 여행을 다녀보려고 워밍업 삼아 갔다.
가서 할 일이 없어서 무작정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갔는데, 두 시간을 걸어도 슈퍼가 나오지 않아서 오후 세시까지 물 한모금 먹지 못했다. 준비 없는 여행이 가져오는 배고픔. 사진도 거울 보고 혼자 찍고.
다행히 길 가다가 감나무와 무화과 나무를 발견하여서 따 먹었다. 주인의 허락은 못 구했지만, 경험상 그것은 분명 상품가치가 없고 까치밥처럼 내버려둔 것이었다. 무화과 세 개와 감 홍시 하나를 먹고 다시 두 시간을 걸어서 배 타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