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구석구석 잘 닦지는 못하는데, 타고난 이가 튼튼했는지 치과 갈 일이 없었다. 하지만 작년에 사과를 먹다가 이가 부러졌다. 오른쪽 어금니가 썩어있었는데 방치해두어서 안에 구멍이 생겼고, 사과를 씻어서 아주 크게 한입 와사삭 베어물다가 드득하고 이가 부러진 것이다. 부러진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많이 끼기도 하고 점점 더 썩어가는 것이 보였지만, 치과가 무섭기도 하고, 부지런히 어디를 다닐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 그냥 가면 되는데, 그런 곳에 갈 때는 마음의 준비를 심하게 하는 것 같다. 막상 가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룸메가 추천해준 집 근처의 치과를 다니고 있는데, 간호사분들과 의사선생님 모두 친절해서 좋다. 왜 이제 왔냐고 혼날 줄 알았는데, 환자를 혼내는 그런 병원이 아니었다. 그제도 신경치료를 받느라 누워있었다.
친절하지만 불필요한 말은 건네지 않는 의사님과 간호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입을 벌린 채 한참을 있었다. 기계가 보이는 것이 무서워 절대 눈을 뜨지 않는 편인데 의사선생님이 뭐라고 말씀을 하셔서 눈을 떴다.
"허리 아프지 않으세요?"
누워있는데 무슨 허리가 아프냐는 표정으로 의사님을 보니 나를 보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간호사님께 하는 소리였다. 옆에서 보조를 해주던 간호사님이 허리를 숙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괜찮아요."
"허리 아프면 이쪽으로 와서 하세요."
간호사님은 위치를 바꾸지 않았고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그 치과는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며칠 관찰한 결과 내가 짐작하는 이유가 몇 개 있다. 병원이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편이라 일하시는 분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으시는 것 같다. 또 점심시간이 한 시간 반인데 그 시간을 정확히 지키려는 편인 것 같았다. 의사님은 한 분이시지만 간호사님들은 네다섯분 있었다. 의사님이 가장 바쁘게 움직였다. 간호사님들이 의사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러 많이 왔는데, 그 때마다 조용한 목소리로 어떻게 할지를 가르쳐주었다. 내가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하는 점은 의사님이 간호사님들에게 꼭 존댓말을 쓴다는 것이다. 간단한 기구를 부탁할 때도...기구 이름이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그래서 연필을 예로 들면, 보통 드라마나 많은 병원에서 본 것처럼 "연필~"이러면서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연필 좀 갖다 주세요" 하면서 부탁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일을 급히 해야 하거나 집중해서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말이 짧아지는 걸 많이 경험해봤기에 나에게는 참 인상적으로 보였다. 일을 급히 하다보면 나보다 손윗사람들에게도 반말을 한다거나,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무뚝뚝하게 일의 진행에 관한 말만 짧게 내뱉는 나의 태도가 생각났다. 어제는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서 더 신경이 쓰인다. 나도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는데, 잘 고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의식중에 하는 말과 행동, 습관들을 보면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사람이 가진 생각과 태도가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하다보면 무의식도 조금 변하지 않을까 싶다.
아....근데 이 닦고 방금 전에 사과 하나를 먹었는데 다시 이 닦기가 귀찮다. 그냥 자고 싶다. 으....어쩌지. 사과는 몸에 좋은 거니까 이에도 좋지 않을까? 치과도 다니고 있으니까 말이야....흐
룸메가 추천해준 집 근처의 치과를 다니고 있는데, 간호사분들과 의사선생님 모두 친절해서 좋다. 왜 이제 왔냐고 혼날 줄 알았는데, 환자를 혼내는 그런 병원이 아니었다. 그제도 신경치료를 받느라 누워있었다.
친절하지만 불필요한 말은 건네지 않는 의사님과 간호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입을 벌린 채 한참을 있었다. 기계가 보이는 것이 무서워 절대 눈을 뜨지 않는 편인데 의사선생님이 뭐라고 말씀을 하셔서 눈을 떴다.
"허리 아프지 않으세요?"
누워있는데 무슨 허리가 아프냐는 표정으로 의사님을 보니 나를 보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간호사님께 하는 소리였다. 옆에서 보조를 해주던 간호사님이 허리를 숙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괜찮아요."
"허리 아프면 이쪽으로 와서 하세요."
간호사님은 위치를 바꾸지 않았고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그 치과는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며칠 관찰한 결과 내가 짐작하는 이유가 몇 개 있다. 병원이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편이라 일하시는 분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으시는 것 같다. 또 점심시간이 한 시간 반인데 그 시간을 정확히 지키려는 편인 것 같았다. 의사님은 한 분이시지만 간호사님들은 네다섯분 있었다. 의사님이 가장 바쁘게 움직였다. 간호사님들이 의사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러 많이 왔는데, 그 때마다 조용한 목소리로 어떻게 할지를 가르쳐주었다. 내가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하는 점은 의사님이 간호사님들에게 꼭 존댓말을 쓴다는 것이다. 간단한 기구를 부탁할 때도...기구 이름이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그래서 연필을 예로 들면, 보통 드라마나 많은 병원에서 본 것처럼 "연필~"이러면서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연필 좀 갖다 주세요" 하면서 부탁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일을 급히 해야 하거나 집중해서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말이 짧아지는 걸 많이 경험해봤기에 나에게는 참 인상적으로 보였다. 일을 급히 하다보면 나보다 손윗사람들에게도 반말을 한다거나,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무뚝뚝하게 일의 진행에 관한 말만 짧게 내뱉는 나의 태도가 생각났다. 어제는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서 더 신경이 쓰인다. 나도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는데, 잘 고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의식중에 하는 말과 행동, 습관들을 보면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사람이 가진 생각과 태도가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하다보면 무의식도 조금 변하지 않을까 싶다.
아....근데 이 닦고 방금 전에 사과 하나를 먹었는데 다시 이 닦기가 귀찮다. 그냥 자고 싶다. 으....어쩌지. 사과는 몸에 좋은 거니까 이에도 좋지 않을까? 치과도 다니고 있으니까 말이야....흐